Culture/전시(Exhibition)

핀 율(FINN JUHL)전시회를 다녀왔습니다.

레이니아 2012. 5. 28. 0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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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늑장의 아이콘(?!) 레이니아입니다. 오늘은 간만에(?!) 전시회 포스팅이 되겠네요. 이번에는 무려 2주 전에 다녀온 대림미술관 포스트가 되겠습니다. 네... 많이 늦는 것 잘 알고 있습니다...OTL


  블로그 포스트도 나름 타이밍(?!)이란걸 잘 알고 있습니다만, 천성이 게을러서 이런걸 재깍재깍 하질 못하네요. 대신에 조금 더 생각할 시간을 들여 천천히 쓴다고 스스로 위안을 삼아보겠습니다. 사담이 길었습니다! 그럼 대림미술관에선 무슨 전시를 하고 있는지 함께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대림미술관, 그리고 핀 율(FINN JUHL)

  대림미술관에는 예전에 한 번 다녀온 적이 있습니다. 그 때는 T 리포터 모임 때문에 'T 소풍, 미술관에 가다'라는 이벤트에 참여할 겸 겸사겸사 라거펠트 전에 다녀올 수 있었는데요. 이번에는 뜻밖에도 대림미술관에서 절 초대해주셔서(?!) 기쁜 마음으로 룰루랄라 발걸음도 가벼웁게 집을 나섰습니다.


  비 오는 날에요...


  제가 날씨의 영향을 꽤 많이 받는지라(?!) 조금 저조한 컨디션을 이끌고 살짝 늦게 도착할 수 있었습니다. 한 5분 정도 늦게 왔는데 다른 분들은 전부 와계셔서 엄청 쫄았(?!)었어요... 초대 받으신 분들을 제외하고는 왠지 한산해서 왜그런가 했더니 이날이 사실 미술관 휴관일이더군요. 휴관일을 이용해서 초대를 했었던 것이라고 합니다.


(핀 율 탄생 100주년전 북유럽 가구 이야기.)


  그래서 약 한 시간 정도 설명을 들으며 관람을 하고, 간단하게 식사를 하고 자유관람을 하는 일정으로 진행되었습니다. 자유관람이야 제가 보고 싶었던 것들을 두번세번 보는 자리였으니까요. 그 때 메모해두었던 것과 함께 짦막하게 후기 남겨보겠습니다.


핀 율(FINN JUHL)

  사실 핀 율이라고 하면 무척 생소하시죠? 저도 생소합니다.^^;; 핀 율은 덴마크의 건축가이자 가구 디자이너인데요. 가구에 '색(色)'이라는 개념을 처음으로 도입했다는 설[각주:1]이 있을 정도로 현대 덴마크, 북유럽 나아가 세계 가구에 많은 영향을 끼친 인물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덴마크에서는 대부분 가구를 만드는 법을 배운 후에 디자인을 연습하는데, 이와 달리 핀율은 건축가로서 일을 시작한 특수성 때문에 자신의 디자인을 먼저 만들고 그 후에 이 가구를 만들 장인을 찾았다고 합니다. 그러다보니 기존 덴마크의 디자인과는 많이 다른 가구를 만들었고, 이것이 혹평을 받기도 했었다고 하네요.


  설명이 길면 지루해지니 핀 율에 대한 설명은 이정도로 하겠습니다. 그럼 정말 2층 전시관부터 살펴보도록 할께요.


2층 핀 율의 가구, 북유럽의 가구

  2층은 핀 율의 가구를 중심으로 북유럽 가구가 전시되어 있습니다. 북유럽 가구는 정말 근래에 관심이 무척 증가한 것 같습니다. 소위 앞서 간다는 디자인에서 북유럽 스타일이라는 이름으로 가구 등을 수입한 게 얼마 되지 않았는데 요새는 다들 '북유럽 가구가 어떻고...' 하시더라구요.


  디자인은 일자무식인 제가 이런 이야기를 들을 정도니 어느새 북유럽 디자인이라고 하는 것은 하나의 경향이 되었고 대중에게 많이 친숙해졌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각설하구요.


(핀 율의 의자들)


  2층으로 올라가 전시관에 들어가면 순간 놓여있는 무수히 많은 의자를 볼 수 있습니다. 독특해보이는 의자부터 어디선가 본 듯한 의자까지 무척 다양한 의자가 있었습니다.


(앉고 싶어지는 의자들)


  다들 무척 신기하긴 했지만 유독 눈 길을 끌었던 의자가 있었습니다. 위 사진 우측 하단에 있는 검은색 의자였는데요. 마침 이 의자가 무척 독특한(?!) 의자라고 큐레이터 분께서 설명해 주셨습니다.


  이 의자는 '펠리칸 체어'라고 한답니다. 이게 왜 펠리컨 체어냐구요?


(펠리칸 체어입니다.)


  사진에서 다리를 잘~ 가린 채로 위를 보시면 펠리컨의 모습이 보인다고 합니다. 펠리컨이 떠오르시나요?


(이...이렇게요 -_-;;)


  안되는 그림실력으로 그리려다 보니 좀 엉성하긴 합니다만, 이런 펠리칸을 형상화한 의자라고 합니다. 당시에는 모두가 별로라고 생각했었는데 한 10여년 전부터 상품화되었다고 하네요. 그래서 현재 가격은 못해도 400만원은 호가한다고 합니다. 무시무시한 가격이네요...


  이렇게 의자를 둘러보고 쭉 가다보면, 핀 율의 대표작품인 치프테인 체어를 볼 수 있습니다.


(짤린게 아닙니다. 벽입니다.)


  치프테인 체어는 그 이름에 걸맞게(?) 덴마크의 프레데릭 9세가 즐겨 앉았던 의자라고 합니다. 전 세계에 오리지날은 78개 밖에 없다고 해요. 그래서 이번 전시기간 동안 덴마크 왕이 대림미술관에 들려서 보고 가기도 했다고 하네요. 평소엔 빨간 띠로 막혀 있어 제가 사진을 찍은 곳에서밖에 사진 촬영을 할 수밖에 없지만, 이날은 특별히 내부에 들어갈 수 있었습니다.


(치프테인 체어입니다.)


  보시면 아시겠지만, 군데군데 손 때가 묻어있는 모습이 보입니다. 단순히 전시만 된 것이 아니라 어떤 장소에서 어떤 사람을 받치고 있었겠지요?


  핀 율은 의자를 보면서 의자의 앞면은 어디인가?라는 질문을 던졌다고 합니다. 우리는 흔히 우리가 앉기 전 마주보는 정면이 앞이라고 생각하는데, 핀 율은 그렇게 되면 우리가 앉는 순간 의자의 정면은 사라지는 것이라고 생각했답니다. 그래서 의자의 뒷면을 신경써야 한다고 얘기했었다네요.


(그래서 뒷면을 찍어보았습니다)



  이 사진의 구도는 일반 관람 가시면 아마 보기 어려운 구도일 겁니다..^^; 아무튼 치프테인 의자의 약간 닳은 흔적이 보이는 게 이 의자를 더욱 고풍스럽게 만드는 것이 아닌가 싶었습니다.


(치프테인 체어의 유래)


  치프테인 체어를 보고 지나가면 조금 독특한 풍경이 기다리고 있습니다.


(스칸디나비아 인 코리아)


  스칸디나비아 인 코리아입니다. 뭔가 독특하다는 생각이 들진 않으신가요? 그렇습니다. 핀 율의 가구와 우리나라 전통 가구가 혼재되어있는 장소입니다. 이른바 '콜라보레이션'인데요. 여기 있는 우리나라 가구들도 장인의 손을 거친 무척 비싼 가구라고 합니다.


(스칸디나비아 인 코리아)


  유럽은 입식 생활을 하고 우리나라는 좌식 생활을 하기 때문에 가구의 형태나 구조가 잘 어울리지 않을 것이라 생각했었는데, 핀 율의 가구가 조금 낮게 디자인 되어있어서인지 크게 위화감이 들지 않았습니다. 색이 약간 튄다 싶은 것은 포인트 컬러라고 볼 수 있지 않을까... 싶었어요^^; 여기엔 핀 율의 가구 외에도 북유럽 디자이너 들의 소품이 함께 전시되어있습니다.


  이렇게 보고 난 이후의 3층은 조금 놀라운 구성이었습니다.


3층, 흑야와 함께하는 가구

(처음엔 깜짝놀랐습니다.)


  처음엔 정말 놀랐습니다. 이런 조도는 빛에 쉬이 손상되는 유물을 전시하는 박물관에서나 보던 조도였는데요. 작품을 잘 보게 해도 모자를 판국에 이렇게 어두워서야... 싶었습니다.


  그런데 이게 또 나름의 의미가 있다고 합니다. 우선 기본적으로 이 곳은 1940년부터 1960년대의 의자 디자인의 변천사를 보여주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말미에는 핀 율과 우호적인 혹은 적대적인 사람들의 가구와 간략한 소개가 나와있구요. 방이 이렇게 어두운 이유는 흑야(黑夜)를 표현하고 싶었다고 해요.


  고 위도 지방으로 올라가면 나타나는 특수한 현상이 있는데요. 예전에 드라마 제목이기도 했던 백야(白夜)가 그것입니다. 말그대로 밤이되 하얀 밤. 해가 지지 않는 밤을 이야기하는 것이죠. 이 반대는 바로 흑야(黑夜)가 되겠구요. 북유럽 가구를 전시하면서 이런 북유럽의 특수성을 표현하고 싶었다 합니다.


  사진 찍기는 애로사항이 꽃피었지만(?!) 나름 분위기는 있어서 좋더군요.



  각각 1940년부터 1960년까지의 의자 디자인이 모여있는데요. 1940년대에서 1950년대로 넘어가면서 변화가 가죽을 덧댄다든지, 약간의 형태가 바뀌는 것이었다면 1960년대로 가면서 재료의 변화[각주:2] 등 무척 다양한 변화가 일어났다고 합니다. 다 거기서 거기 같아보이면서도 의자 하나하나가 무척 특색있었어요.



  핀 율과 동시대에 활약했던 라이벌에선 핀율에게 영향을 주었던 사람과 핀 율과 적대했던 인물 들의 디자인이 있었습니다. 유독 눈에 띄는 것은 2번째 줄 좌측 사진인 쇼파와 3번째 줄의 쇼파였습니다. 디자인이 비슷하죠? 아래가 핀 율의 작품이라고 하네요.


(핀 율과 관계도)



  관계도까지 보고나면 드디어 밝은 곳으로 나올 수 있습니다.


(조명마저 예쁩니다!)


  이 곳은 핀 율의 가구를 공간으로 재 해석한 작품들(?!)이라고 합니다. 그러니까 주인공은 핀 율의 가구인데, 자신이 생각하는 핀 율의 가구를 그에 맞게 연출한 공간이라고 보시면 되겠습니다. 제게는 각각 다락방의 모습과 전시 준비를 하고 있는 듯한 모양으로 보였습니다.


  이게 전시기간동안 3번에 걸쳐서 바뀐다고 해요. 아마 조만간 한 번 바뀌리라 생각합니다.


  이 공간까지 보면 핀 율의 가구, 북유럽 가구 전시회에서 볼 수 있는 것은 모두 보았습니다. 그럼 이게 끝이냐구요? 아니죠. 4층이 아직 남아있습니다. 4층에선 좀 더 특별한 활동을 할 수 있었습니다.


4층, 핀율의 가구와 사진을

(4층 입니다.)



  처음엔 이게 뭔가... 싶었는데요. 저 천 안에는 의자가 있습니다. 그래서 저 의자에 앉아서 사진을 찍을 수 있었는데요. 또 사진이 그냥 찍히는 것이 아니라 랜덤으로 필터가 씌워져서 촬영이 됩니다.


  그래서 촬영한 결과물은 표가 나오는데요, 이 표에 나와있는 코드를 대림미술관 사이트에 입력하면 해당 사진을 다운받을 수 있는 구조입니다.


(옆에 있는 보조 모니터에 필터가 씌운 결과물이 표시됩니다.)


  보시면 아시겠지만, 안에 놓인 의자는 펠리칸 체어입니다! 아... 아마도 진짜일 거에요. 이런 기회가 아니면 그 비싼 의자에 언제 앉아보나 싶어서 저 역시 차례를 기다렸다가 냉큼 앉아서 한 장 찍었습니다.


(이렇게 나온 코드를 입력하면 사진이 나옵니다.)


  대림미술관 홈페이지에서 코드를 입력하면 깔끔하게 처리된(?!) 사진을 받을 수 있습니다. 제 경우엔 초록색(?!) 필터가 덧붙여 나왔더라구요. 방문 기념으로 저희는 한 장씩 인화해서도 받았습니다^^; 포즈는 어설프지만 나름 어버버하면서 잘 찍었어요.


  여기까지 체험한 이후에 소정의 기념품과 점심을 먹었습니다.


마무리

(점심!...이지만 도시락이라 조금 슬펐어요...ㅠ_ㅠ)


  맛있게 도시락을 먹은 후에 사진이 인화되길 기다리며 자유 관람을 했습니다. 사진을 좀 더 찍기도 하고 더 보고 싶은 것을 보기도 했죠. 그리고 소정의 기념품도 받았습니다.

 

(초대권과 노트, 도록. 포스터도 받았습니다.)



  뭐, 매번 말씀드리는 거지만 디자인에 대해선 일자무식, 목불식정이라 이런걸 보면 그냥 '아~'하고 넘어갑니다. 그래도 최대한 꼼꼼하게 들여다보고 전반적인 느낌을 이해하려고 많이 노력했는데요.


  제가 느낀 북유럽가구의 특징은 장식적인 부분이 없는 단순한 선으로 이루어졌다는 것이었습니다. 그러나 이게 꼭 맞는 표현은 아닙니다. 왜냐하면, 은근히 손잡이에 있는 곡선이나 나무결 같은 것에서 세밀함을 찾아볼 수 있기 때문인데요. 그래서 가구가 단순해보이면서도 눈에 띄고, 독특한 느낌을 자아내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했습니다.


  나름 문화생활의 기회가 있을 때마다 부지런히 쫓아다니고 있는데 왜 이런 심미안은 영 없는지 스스로 민망합니다. 한편으로는 눈을 높여놓으면 나중에 후회할 일이 생길 것 같기도 하고 말이죠...^^; 아무튼 가구를 보고 있자니 집에 모셔다두고 고이고이 쓰고 싶은 가구들이 몇몇 눈에 들어왔습니다. 재미있었어요.:)




  그리고 글에 덧붙여 몇가지 소식을 전합니다.


  우선 첫번째로, 석가탄신일인 오늘 대림미술관 공식 계정(@Daelim_museum, 대림미술관)과 친구 관계라면 대림미술관에 무료 입장이 가능합니다. 원래는 휴관일인데 이벤트를 통해 오픈했다고 하네요. 오늘 방문하시는 분에 한해 연필이나 포스터 1종을 무료로 증정하며, 추첨을 통해서 도록도 제공한다고 합니다.


  스마트폰 등으로 인증 후에 무료 관람이 가능하다고 하니, 오늘 한가하신 분들은 대림미술관으로 달려가세요!... 전 다녀왔지만 연필 때문에 갈까말까 고민중입니다...ㅜㅡ


  두번째로, 제 이웃분에 한정하여 1분에게 초대권을 드리려고 합니다. 제가 많이 가지고 있다면 많이 드리고 싶습니다만, 현재 수중에는 딱 2매밖에 남지 않았네요. 주변에 좋은 분들에게 우선적으로 선 나눔을 하다보니...^^; 그래서 딱 한 분에게 2매 전부 증정하려고 합니다.


  한 번 관람하신 분은 그 표만 가지고 있으면 재 관람이 가능하다고 하니, 전시내용이 바뀐 후에도 부담없이 가실 수 있으리라 싶습니다.


  원래 이벤트 같은 걸 잘 하지 않는 지라 무척 계면쩍네요. 저와 왕래하셨던 분들을 대상으로 합니다. 참여를 원하시는 분은 비밀 댓글로 연락 받으실 이메일 주소와 함께 참여의사를 남겨주세요. 31일까지 모집하여, 6월 1일날 제가 이메일로 연락을 드리겠습니다.


  넵, 그럼 지금까지 대림미술관 핀 율 전시회 관람기의 레이니아였습니다.:D


+

이벤트 때문에 새 에디터로 작성해봤는데, 못쓰겠네요^^;







  1. 저도 큐레이터 분께 들은 것이라 정확한 출처는 알 수 없습니다. 추측입니다. [본문으로]
  2. 순수 목재를 사용하다가 합판 등이 사용되기 시작하면서 조형적 변화가 왔다고 합니다.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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